별밤 기억
내가 별밤에 대한 글을 지금까지 몇 편이나 썼나? 그 전에 쓴 글들도 새로 오늘 만든 이 디렉토리에 정리하리라.
내가 별밤을 듣게 된 것은 다른 이들보다 늦은 편이다. 별밤의 그 시절을 말하자면 이문세를 빼 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실은 그 당시 대부분 형누나언니 들을 가진 이들은 나보다 별밤과 이문세를 먼저 알았던 것 같다. 당시 이문세가 텔레비젼에 나오지 않은 인기가수여서 나는 당최 이문세라는 유명인이 무엇하는 사람인지를 몰랐다. 그 전에 "달려라 오바"란 시덥지 않은 어린이 프로를 잠시 진행하는 것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대화 도중 간간히 들리는 이문세 이야기와 주로 이런저런 경로의 잡지에 실리는 그의 기사에 도대체 이문세가 뭐하는 이길래 이리 화젠가 싶었다. 당시 집집마다 티비가 없는 집이 없어진지가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에 라디오 가수의 인기라?
사실 내가 별밤과 이문세를 알게 된 것은 늦은 때였다. 중학교가니까 친구들이 부모가 조금이라도 돈 벌어서 집을 좀더 좋은 동네로 이사해 버리는 통해 나는 할 일없이 라디오 듣는 버릇이 생겼다. 처음엔 아무렇게나 듣다가 일요일 12시쯤이던가 오미희가 진행하는 <가요광장>에서 가요20위까지 틀어주는 프로가 있어서 그것을 들었다. 가요톱텐 등 인기가요 티비프로에 만족할 수가 없어서 였다.
별밤에 관해 말하자면 이사간 친구 한 명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형이 있었던 그리고 형과 방을 나눠 쓰던 놈이었기 때문일까. 녀석은 이사가기 전 초딩시절에도 곧잘 이문세를 자기 친구처럼 부르곤 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이문세와 닮았고 어투는 비슷했다. 물론 나 만의 생각 먼 흐려진 기억의 왜곡일 수 있다. 사실 그렇게 많이 닮은 목소리는 아닌데 <응답하라 1994> 버젼의 "이문세 목소리"는 사뭇 더 그 녀석 목소리에 근접했다. 요컨대 더빙판 MBC <은하철도999>의 무임승차권 검사하던 기차차장 목소리하고는 더 닮았다고 할까. 그러니까 이해를 구하자면, 이문세의 목소리와 <은하철도999>의 성우가 연기하던 기차차장의 목소리가 비슷한 구석이 있다면 공감하실 수 있겠읍니까? 공감이 조금이라도 가시면 댓글을 달아주십시오.
각설하고 내가 다시 채널을 별밤으로 돌리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헤어지게 된 친구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무의식적으로는 이문세를 친구로 생각했을 수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이문세 농담이 무척 신선했다. 마치 당시의 신선한 프로였던 <사랑의 꽃피는 나무>의 농담퍼레이드와 비슷했 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