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란덤 별밤

80년대 말 이별노래 열풍과 나르시즘 폭발

Alcibiades 2017. 1. 20. 01:45

 

이문세-이영훈 콤비가 제패한 이별노래 풍작 80년대말 가요계.

 

지금 생각하니까, 이 가사들 자체가 나르시즘 폭발이었다란 걸 부정할 수 있을까. 이별에 객관적인 이유를 찾기 보다는 지 흥에 취해 혼자만의 아픔을 삭이는 자신을 신성 신비화하고 있어 보인다. 이런 신비화의 끝은 아마 지랄 발광일 것이다. 좀 냉소적으로 말하자면.

 

그래도 차라리 이영훈은 차마 나은 편이다. 지랄발광의 계보 중에 '이 대로 떠나야만 하는가' 뭐 이런 후렴구가 있는데 그 나마 장엄함에 있어서 차라리 나르시즘적 고고함과 체면은 차리고 있으니까.

 

그러나 적나라한 지랄발광의 한복판의 노랫말은 아마 '비처럼 음악처럼'의 창법일 거라 생각한다. 이거 누가 실연에 상처받은 미친 놈 넋두리라고 생각치 않을 사람 있는가. '비처럼 음악처럼'말고도 당시에는 이런 갈때까지 가서 바닥을 드러낸 나르시즘의 종발악적 지랄발광성 노래들이 대히트했었지.

 

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냐면 라디오 가요프로에서 문관철이란 무명가수가 '그대와 영원히', '오페라', '비처럼 음악처럼'을 먼저 부른 가수였다는 말을 듣고 생각나서다. 위키백과에도 오른 이 가수. 그러나 라디오 설명과는 달리 '오페라'를 빼고는 정식음박 수록은 조금씩 오히려 뒤졌다는 설명이 나오는데. 당시 디제이 김기덕이 미국같은 나라에서는 <발라드>를 정책적으로 억제하는데 이유는 청소년을 나태나약하게 해서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아마도 당시 발라드열풍을 개탄한 말로 딱 맞는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