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란덤 별밤

별밤의 경쟁프로

Alcibiades 2016. 8. 15. 21:55

최고의 콤비 이영훈-이문세의 인기에 힘을 받은 이문세별밤 당대에 경쟁프로가 있었나. 없었다. 친구를 잃어버린 나는 거의 매일(!!) 별밤을 들었는데 학업 부담 등등 면에서 라디오 프로이기에 상대적으로 티비프로보다 적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 참 지난 후 사상이든 무엇이든 편식하는 사람을 두고 '왜 그것만 듣냐. 이것도 저것도 듣고 비교도 해보고 해봐야 세상을 알지'하는 핀잔을 하면서 깨닫는 바가 있었다. 라디오청취를 놓고도 그런 류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게 경쟁 프로 진행자인 박중훈이었다. 그 역시 KBS라디오에서 같은 시간대 방송을 했는데 별 재미가 없어 경쟁프로였는지는 의심스럽다. 박중훈이 어느 날은 초대손님으로 나와서 하는 말이 별밤만 듣는 사람들을 비꼬면서 '요즘에는 한 채널만 고정하는 사람' 별로 없어요.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의 경우는 별밤을 듣지 않는 날도 박중훈 프로는 듣지 않았다. 딱 하루 금요일의 예외는 있었는데 그 날의 별밤이 재미 없었다. 무슨 퀴즈 프로로 전화로 청취자들 참여시키고 잘맞춘 사람들 "게스 청바지 드립니다"하는 거였던 것 같다. 정확한 기억인지 모르나 그 날은 영 마땅치 않아서 이종환의 프로를 들었다. 이종환은 당시도 할아버지라 기피하였지만 그 금요일 만은 젊고 섹시한 목소리의 젊은 여자가 나와서 웃기는 사연들을 시청자들에게 받아 같이 방송하는데 시간 보내기 딱 좋은 날이었다. 주로 나는 웃기고 재밌는 라디오 프로를 찾았나 보다. 그 이종환의 금요일 방송만은 거의 초특급 웃음을 안겨주었다. 뭐, 시청자들로 부터 받은 사연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그 말을 신용치 않게 되었다. 많은 사연들은 당연히 작가의 각색을 거치거나 아예 창작된 것이었으리라. 아니면 그렇게 재미있었을리가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