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87년 민주화 시기 나의 체감도

Alcibiades 2016. 12. 28. 00:33

국민학생으로서 당시 사실 민주화인지 뭔지 몰랐다. 단지 노사분규가 증가했고 데모가 증가했다는 것 정도로 알게 되었다. 물론 개헌논쟁 끝에 집권당 노대표가 "양보"한 줄 알았지 그렇게 큰 시위가 있었는지는 몰랐다. 물론 변두리까지 작은 규모나마 시위가 있었으나 워낙 작은 규모라서 눈여겨 본 적은 없다.

 

지금와서 눈에 띄게 그 직후 달라진 것은 동네 이웃들간의 "광주사태" 등 정치이야기를 한 것이 지금 기억나고 그 당시는 그게 민주화인지 몰랐다.

 

왜냐하면 그 전에 군부독재니 뭐니 해도 전두환이 군출신인지도 알지 못한데다가 부모님도 워낙 내 앞에서 (밖에서 이상한 소리하지 않을까였겠지만) 정치이야기를 안했기에 대체로 방송뉴스를 믿고 두김씨라는 야당고문은 장막뒤에 어둠의 정치를 조종하는 베일에 가려진 악인으로 알았다. 그들이 방송에 나온 것도 본적이 없고 가끔 신문에서도 좋은 이미지로 나온 사진에서는 본적이 없다.

 

동네아이들끼리 가끔 정치이야기를 했다. 기독교를 믿고 기독교방송을 듣는 녀석은 지금생각하면 나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말을 가려할 줄 알았는지 현재시점의 정치이야기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들 중 하나와 "독재"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대체로 이승만, 박정희이야기 정도는 방송에서도 나오니 그런 이야기는 서로 하다가도 항상 이야기가 무르익을 무렵  '이런 이야기 하면 잡혀갈 수 있다'는 이야기로 끊어버렸다. 나 역시 부모님께 듣는 이야기라 그만두자는 말에 동의는 했지만 아마 기독교방송을 들었다면 아마 내가 알기로 야당성향 특히 개신교는 김영삼 지지가 강해서 5공화국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나는 그런 덴 전혀 깜깜했다.

 

민주화가 6월 이후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그로 부터 너다섯달은 지난 대선무렵 하도 정치이야기가 중구난방인 시절이라 그 때 부터 12.12와 광주사태가 언제 어떤 식으로 일어났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고 그 때서야 처음 전두환 정부가 군출신인 것을 알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