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반복된다. 처음엔 비극으로 다음엔 희극으로.
이명박정부를 겨냥한 자원개발비리조사에 엉뚱하게 한 기업인이 목숨을 스스로 끊고 그가 남긴 메모에 의해 유명드라마 주인공의 모델이었다는 한 강직한 전직 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었다. 이전에도 말한 바 있었던 드라마 <모래시계>의 강우석 검사의 모델이었다는 홍준표 현 경남지사 말이다. 드라마의 강우석 역시 거대한 뒤의 주류 세력에 이용당하는 강직하고 순진하게 그려지나 결국은 그러그러한 존재였는데 실제 "홍검사"는 그리 청렴하지도 청렴까진 모르겠으나 깨끗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드라마와 다른 현실의 전개는 자살한 윤회장의 폭로에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이번 성회장의 유언은 그렇게 넘어갈 수는 없을 모양이다.
요즘 정치인들에게 1억 쯤의 돈이야 혹은 성회장이 "섭섭한" 이들 "구명을 외면한" 이들 위주로 폭로하지 않았으며 더 많이 받아먹은 사람은 따로 있지 않겠느냐는 변명도 가능하다. 이렇게 보면 강우석 만큼이나 동정해 줄 가치는 있겠다만, 노무현 대통령이 비슷한 장면을 연출할 당시 집권당의 원내대표로서 그가 했던 말을 들어보면 별로 그럴 가치조차 없다. 그 말을 들어보면 지금 홍지사의 당당한 태도조차 이해가 되지도 용서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한번 노대통령 사망 직전 홍검사가 한 발언들을 네이버 기사검색으로 돌려보자.
한번 기사들 제목만 본다.
홍준표 "盧, 가면무도회 마지막 장면 보는듯" 이런 말은 노대통령이 자살했으니 미래 암시적 말 저주로도 드린다.
홍준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명, 구차하다” 이런 말을 했던 그가 똑같이 미소까지 곁들여 구차한 변명을 하고 있다.
홍준표 "노 전 대통령, 포괄적 수뢰죄 해당" 포괄적수뢰죄라면 홍시장은 이미 유죄확정이다.
여러 말이나 비아냥 중 지금 시점에 가장 의미심장한 것은 포괄적수뢰죄라도 적용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인데 그런식이라면 자신은 자기방어를 하지 않고 그냥 검찰 앞에 구차하지 않고 당당하게 "나를 처벌해 주십시오"해야 한다. 그 와중에 했던 다음 발언을 보면 이건 아예 쓴 인간성 자체에 대한 불신과 함께 쓴웃음이 난다.
홍준표 “당체제, 대통령 중심 단일지도체제 검토 필요”
온 국민이 미워하던 MB의 정부내 이너써클에 끼지도 못하면서도 "얼굴마담"으로 지극정성의 아첨을 바치고 있다. 이너써클도 독자적 세력화도 못하는 친박 친이의 낀 존재로 도대체 이명박측에 무슨 도움을 받았기에 아니면 어떤 자신의 구린 약점이라도 잡혔기에 저런 말까지 바쳤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무슨 대정치인이나 올곧은 검사 차기유망주라고 하지만 실상은 하나의 소모품 처럼 누군가에게 이용되는 그야 말로 그가 한말 그대로 돌려줄 시점이 된 듯 하다.
가면무도회 마지막 장면을 보는 듯
하다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