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학생 때 단체관람을 했었던 같은 데 과거에는 재밌으면서도 가슴 뭉클한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꽤 의미심장한 대사들이 있네요. 뭔가 사회성 있는 문제제기가 있는 대사들도 보입니다. 요즘 영화들 처럼 헐리우드를 따라가는 그런 면은 없지만 여전히 유효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바로 이런 면 때문에 기술이나 자본에서 한 참 뒤떨어지면서도 국내 팬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었던게 한국영화가 존속할 수 있었던 근거가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외화수입 스크린쿼터니 UIP직배와 더불어 우루과이라운드 등 새로운 시대와 함께 지금은 묻혀버린 이슈들이 하나씩 생각납니다. 지금은 "짱이다"로 대세가 바뀐 "캡이다"란 유행어 등도 그렇습니다. 또 유심히 보니 안천재란 학생 처럼 그 당시 저도 2학년 5반 3O번 정도에 앉았던 적이 있던것 같은데 신기하네요. 마지막 장면에 운동장을 막아 테니장으로 만들어 둔 것도 그렇구요.

 

 

 

"담임선생 의견은 어떻습니까?"

"모든 게 제 불찰입니다. 어떤 결과든 간에 학교 방침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처벌만이 꼭 능사는 아닙니다. 가해자나 피해자 어떤 한 쪽만을 두둔하거나 공격할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해서도 한번 쯤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선생, 지금 폭력을 옹호하자는 겁니까."

"그런 뜻이 아니죠. 아이들의 특성 중엔 때론 이성으로 지배할 수 없는 우발적인 충동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거 봐요. 그런 무책임한 생각이 오히려 얘들을 자극하고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오는 겁니다." 

"학생과의 박선생 의견은 어떻습니까?"

"가해자인 학생의 이름은 손창수, 피해자인 학생의 이름은 강문도입니다. 강문도의 아버지는 저명한 인사로 학교 재단과도 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어도 대충은 알 수 있는 사람이며, 손창수의 아버지는 시청 청소부 직원입니다."

"그게 이 문제하고 무슨 상관이란 말이오"

"상관있죠. 이번 일은 회의할 성질의 것도 못됩니다. 학생들 끼리는 때로 서로 싸울 수도 있고 패싸움이나 집단구타이 아닌 다음에는 서로 화해시키고 반성할 기회를 준 다음 넘어갈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 무슨 큰일이나 난 것 처럼 비상회의가 소집됐습니다. "

 

 

 

극중 김민종이 분한 "쓰레기"로 불리는 학생을 모함하고 해꼬지했던 강문도란 학생도 곧바로 사과하러 찾아온 장면이 인상깊습니다. 본래 천성이 그런 인간은 아닌 듯합니다.

 

마지막엔 요즘 세월호 참사와 비슷한 장면도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성적 때문에 고통받는 학생들이나 지금의 단원고 학생들의 문제들이 아직까지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풀리지 않는 숙제 같습니다. 학생들의 장례식 참석을 학교에서 막습니다. 모 명수학참고서와 이름이 같은 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들이 감상에 젖어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면 타학급 나아가서는 타학교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마라."

 

말을 조금 바꾼다면 꼭 가까운 누군가와 피튀기는 경쟁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감상에 젖어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겠다는 면에서 어찌보면 흘려들을 말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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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cibia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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