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별밤 듣지 말걸 후회를 지금와서 많이 하는데, 그 당시 나로서는 별 대안이 없었다는 생각도 한다. 들어도 다른 이들 처럼 적당히 듣지 한창 때 거의 매일 들었던 것은 그 만큼 외로웠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차라리 공부를 했으면 그 시간에 더 유익했겠지만 웃기는 건 한창 듣던 중학생 때는 학업부담을 느끼지 못했다. 거기다 엿같다 싶은 게 그 학교에서의 나의 성적에 대한 대접이 실기를 확 깍아 버려서 올라갈 등수를 애당초 제약해 놓으니 자연 공부에 태만해 졌던 탓이 크다. 그래도 중학교에선 통했다. 노력에 비해 썩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으니까. 문제는 이게 당시의 고등학교에서는 전혀 안 통하니 문제지.

 

그런 사정도 모르는지 별밤지기 이문세의 말 중 지금 가장 가슴찌르는 말이 어느 무슨 수학올림피아드 입상자라는 한 엘리트학생을 게스트로 불러 나눈 대화였다. 별밤도 좀 듣고 그러냐는 이문세 말에 엘리트 학생은

'저는 공부할 때 집중을 하고, 학습 중 라디오를 듣거나 다른 것을 하는 것은 삼간다'

이렇게 답하는 것이었다.

이런 말하니까 이문세가 약간 장난반으로 화를 내면서

'왜 공부잘하면 별밤들으면 안돼?'

이러는 거 아님.

 

솔까말, 이문세-이영훈 노래의 한계가 여기서 드러나는게 노래 부르는 이 화자 주인공은 엄청 한마디로 지적으로 뛰어난 사상가 사색가일 것 같지만 정작 최고의 엘리트 우등생들은 일체 외면 이런 거지. 한마디로 사상과 사색이 아니라 나르시즘에 취한 가사라고 할까. 그래서 이문세가 화를 냈나 싶다. 가사말 지금 생각하면 한마디로 사색형 공상가가 실연당하면서 까지 열나 잘난체 공상을 뿜어내면서 나르시즘 자기연민에 빠지는 ........ 에거. 당시 대중가요 듣지 말라는 부모들 심정 지금은 이해한다.

나는 당시 매일 공부만 하면서 실제로는 선생의 실기성적 덕으로 나보다 몇 점 더 받는 라이벌을 생각하면서 이문세 말에 동조 그 엘리트를 고깝게 봤다.

 

근데 그 학생이 좋은 공부습관을 가졌던 것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 고등학교 들어서자 마자. 언젠가 내 실 성적표를 중고등학교 비교 올려볼 계획도 있다.

 

문세씨도 그렇고 당시 분위기도 그렇고 인기도 좋고 방송도 노래도 좋지만, 그래도 다른 쪽에서도 좋은 것 좋다 나쁜 것은 나쁘다고 하고 하는 분별력이 있어야지 바른 말 하는 사람까지 이상하게 만들면 어떻헙니까. 에그그. 

 

아무튼 별밤이 필자인생에 가장 끼친 손해가 공부에 태만한 버릇을 중학교 예체능과목 교사로 부터 들였다가 별밤듣기로 굳혀버린 것이었을 것 이것 하나는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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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cibia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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