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시민의 힘으로 독재자를 쓰러뜨리고 새 공화국을 수립케한 4·19는 문학계의 방향도 많이 바꾸어 놓은 줄 안다. 문학계에서는 그 해를 한국사적으로 4·19의 해라고 했으나 문학사적으로는 최인훈의 <광장>의 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 해 우리의 이원수는 그 민주정부 수립이라는 대망과 감격 속에 <민들레의 노래>라는 작품을 썼다.

 

거기에는 자연 그 전 억눌렸던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의식 독재에 대한 비판의실을 어린이들에게까지 길러주고 싶은 작가의 야심이 있었을 것이다. 나는 지금 이 <민들레의 노래>를 다시 읽으려 하고 있다. 내 기억에 이원수소설의 정치비판이란 그 당시의 말함부러 하기 힘들던 시절의 톤이 남아 정곡을 찌르지는 않지만 나즈막하게 정부를 원망하고 불평하는 힘없는 소시민의 독백같은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4·19와 같이 출생하여서 인지 최인훈의 <광장>과도 공통점이 출발부터 보인다. 과연 우연일까? 광장의 주인공이 아버지의 부재(월북)로 건너채에 뒷방살이 하는 신세의 이명준이었던 것과 같이 거의 비슷한 처지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같은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있다. 특히 부잣집 뒷방살이를 하며 부유층의 외래문화를 향유하는 이명준이 자기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의 삶을 간접체험 내지 들러리역을 하는 것과 같이 소년주인공에게도 비슷한 처지를 부여하여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과연 그럴 필요성이 문학마저도 가위질하던 권력이 쓰러진 혁명의 와중에서 한국 사회를 설명하기 위해 꼭 필요한 배경 내지 문학적 장치가 될 수 있는 시대적 필연성이 있을까. 그러나 이러한 최인훈과 이원수의 설정 자체는 단순한 우연이라기엔 너무나 동시성이 있어 보인다. 

 

Posted by Alcibiad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