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마이클이 얼마 전 사망했다고 해서 생각하게 된 것인데, 별밤 때문에 못 본 tv프로들이 몇 있었던 것 같다. 나중에 누가 그게 그렇게 재미있다고 해서 찾아 보았더니 심야프로라 보기 힘들었던 이유가 하나 있었다. 뒤 늦게 거의 프로 끝나갈 막판 즈음부터 내 방에 있던 어디서 굴러온 작은 티비로 봤던 기억이 아련하다.

 

왜 처음 내가 그걸 안 봤나 했는데 별밤의 존재의 영향도 없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더구나, 뒤늦은 재미를 느끼던 중3 때는 제법 바쁘다고 야단이라 재미를 느껴 부러 보려해도 시험공부 때문에 본 기억이 많지 않다. 보려 해도 못 본 적이 많고 처음부터 안봐 뭔 내용인지 그나마 스토리가 짧게라도 기억나는 거라곤 단 한 편 밖에 없다. 부주인공급 여자가 피의자의 무죄를 눈빛으로 확신한다는 것이던가? 이것밖에 생각이 안남. 프로 이름은 나중에 기억나면 밝힐 것이다.

 

중학교 때 인기프로 중에 맥가이버 생각이 난다. 그 때도 휴일은 짧아서 꼭 일요일 목욕탕에서 아쉽게 보던 기억이 있다. 목욕시간과 겹치면 못보던 생각도 들고. 난 다른 외국드라마 중에 맥가이버만 편애했는데 요즘 보면 맥가이버의 특징은 그가 '고독한' 영웅이었다는 것 정도. 사실 그 심야프로를 보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별밤 듣고 싶은 맘이 시들해져서 이기도 하였구. 생각해보면 이 별밤 때문에 못한 것 못본 것도 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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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cibia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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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걸

카테고리 없음 2017. 1. 12. 22:33

 

1)

 

언제더라 귀연 외모의 여선생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지. (이 분께서 일본사람은 혼혈아다 이런 이야기도 했지 아마?) 아마 민주화 한창이던 386세대의 선생님으로 정부비판은 꽤 했지. 전교조를 할 만큼 열성적이진 않았지만 최소한 수업시간 만큼은 '바른 진실'을 알려야 겠다 이런 마음이었나. 어느날은 반미감정 분위기에 편승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 

 

'6.25 때 한국 얘들이 미군트럭 따라다니면서 초콜렛 초콜렛 하면서 달라고 하면 미군들이 던져 주면서 '베가(거지), 베가"하면서 멸시하는데도 얘들이 좋다고 따라다니며 구걸했대'

 

뭐, 이런 이야기. 

 

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8&aid=0003722084

 

차기 미대통령 당선자 트럼프가 반협박으로 미국 국내투자 유치하다 성공할 때마다 잊지 않고 "고맙다"는 트윗 날린다니까 생각나는게 어릴 적 이태원 오락실에서 보던 선생님 말씀과는 반대되는 미국아이의 구걸이 생각나는데,

 

진짜 귀엽게 생긴 백인 남자 얘가 돈떨어져 주인 앞을 가로막고 구르고 뒹굴고 갖은 재롱 다 부리면서 한 번만 더하게 해달라고 난리를 치면 오락실 주인이 웃으면서 몇 백원 주었고 짜식은 잊지 않고 고맙다고 꾸벅 인사 한번 마저 하던 일이 있었다. 아마 흑인 얘가 그랬으면 별 소용이 없었을 것 갖긴 하다. 

 

 

 

 

Posted by Alcibia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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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생으로서 당시 사실 민주화인지 뭔지 몰랐다. 단지 노사분규가 증가했고 데모가 증가했다는 것 정도로 알게 되었다. 물론 개헌논쟁 끝에 집권당 노대표가 "양보"한 줄 알았지 그렇게 큰 시위가 있었는지는 몰랐다. 물론 변두리까지 작은 규모나마 시위가 있었으나 워낙 작은 규모라서 눈여겨 본 적은 없다.

 

지금와서 눈에 띄게 그 직후 달라진 것은 동네 이웃들간의 "광주사태" 등 정치이야기를 한 것이 지금 기억나고 그 당시는 그게 민주화인지 몰랐다.

 

왜냐하면 그 전에 군부독재니 뭐니 해도 전두환이 군출신인지도 알지 못한데다가 부모님도 워낙 내 앞에서 (밖에서 이상한 소리하지 않을까였겠지만) 정치이야기를 안했기에 대체로 방송뉴스를 믿고 두김씨라는 야당고문은 장막뒤에 어둠의 정치를 조종하는 베일에 가려진 악인으로 알았다. 그들이 방송에 나온 것도 본적이 없고 가끔 신문에서도 좋은 이미지로 나온 사진에서는 본적이 없다.

 

동네아이들끼리 가끔 정치이야기를 했다. 기독교를 믿고 기독교방송을 듣는 녀석은 지금생각하면 나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말을 가려할 줄 알았는지 현재시점의 정치이야기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들 중 하나와 "독재"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대체로 이승만, 박정희이야기 정도는 방송에서도 나오니 그런 이야기는 서로 하다가도 항상 이야기가 무르익을 무렵  '이런 이야기 하면 잡혀갈 수 있다'는 이야기로 끊어버렸다. 나 역시 부모님께 듣는 이야기라 그만두자는 말에 동의는 했지만 아마 기독교방송을 들었다면 아마 내가 알기로 야당성향 특히 개신교는 김영삼 지지가 강해서 5공화국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나는 그런 덴 전혀 깜깜했다.

 

민주화가 6월 이후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그로 부터 너다섯달은 지난 대선무렵 하도 정치이야기가 중구난방인 시절이라 그 때 부터 12.12와 광주사태가 언제 어떤 식으로 일어났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고 그 때서야 처음 전두환 정부가 군출신인 것을 알게 된 것이다.

 

 

 

Posted by Alcibia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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