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이영훈 콤비가 제패한 이별노래 풍작 80년대말 가요계.

 

지금 생각하니까, 이 가사들 자체가 나르시즘 폭발이었다란 걸 부정할 수 있을까. 이별에 객관적인 이유를 찾기 보다는 지 흥에 취해 혼자만의 아픔을 삭이는 자신을 신성 신비화하고 있어 보인다. 이런 신비화의 끝은 아마 지랄 발광일 것이다. 좀 냉소적으로 말하자면.

 

그래도 차라리 이영훈은 차마 나은 편이다. 지랄발광의 계보 중에 '이 대로 떠나야만 하는가' 뭐 이런 후렴구가 있는데 그 나마 장엄함에 있어서 차라리 나르시즘적 고고함과 체면은 차리고 있으니까.

 

그러나 적나라한 지랄발광의 한복판의 노랫말은 아마 '비처럼 음악처럼'의 창법일 거라 생각한다. 이거 누가 실연에 상처받은 미친 놈 넋두리라고 생각치 않을 사람 있는가. '비처럼 음악처럼'말고도 당시에는 이런 갈때까지 가서 바닥을 드러낸 나르시즘의 종발악적 지랄발광성 노래들이 대히트했었지.

 

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냐면 라디오 가요프로에서 문관철이란 무명가수가 '그대와 영원히', '오페라', '비처럼 음악처럼'을 먼저 부른 가수였다는 말을 듣고 생각나서다. 위키백과에도 오른 이 가수. 그러나 라디오 설명과는 달리 '오페라'를 빼고는 정식음박 수록은 조금씩 오히려 뒤졌다는 설명이 나오는데. 당시 디제이 김기덕이 미국같은 나라에서는 <발라드>를 정책적으로 억제하는데 이유는 청소년을 나태나약하게 해서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아마도 당시 발라드열풍을 개탄한 말로 딱 맞는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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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밤 듣지 말걸 후회를 지금와서 많이 하는데, 그 당시 나로서는 별 대안이 없었다는 생각도 한다. 들어도 다른 이들 처럼 적당히 듣지 한창 때 거의 매일 들었던 것은 그 만큼 외로웠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차라리 공부를 했으면 그 시간에 더 유익했겠지만 웃기는 건 한창 듣던 중학생 때는 학업부담을 느끼지 못했다. 거기다 엿같다 싶은 게 그 학교에서의 나의 성적에 대한 대접이 실기를 확 깍아 버려서 올라갈 등수를 애당초 제약해 놓으니 자연 공부에 태만해 졌던 탓이 크다. 그래도 중학교에선 통했다. 노력에 비해 썩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으니까. 문제는 이게 당시의 고등학교에서는 전혀 안 통하니 문제지.

 

그런 사정도 모르는지 별밤지기 이문세의 말 중 지금 가장 가슴찌르는 말이 어느 무슨 수학올림피아드 입상자라는 한 엘리트학생을 게스트로 불러 나눈 대화였다. 별밤도 좀 듣고 그러냐는 이문세 말에 엘리트 학생은

'저는 공부할 때 집중을 하고, 학습 중 라디오를 듣거나 다른 것을 하는 것은 삼간다'

이렇게 답하는 것이었다.

이런 말하니까 이문세가 약간 장난반으로 화를 내면서

'왜 공부잘하면 별밤들으면 안돼?'

이러는 거 아님.

 

솔까말, 이문세-이영훈 노래의 한계가 여기서 드러나는게 노래 부르는 이 화자 주인공은 엄청 한마디로 지적으로 뛰어난 사상가 사색가일 것 같지만 정작 최고의 엘리트 우등생들은 일체 외면 이런 거지. 한마디로 사상과 사색이 아니라 나르시즘에 취한 가사라고 할까. 그래서 이문세가 화를 냈나 싶다. 가사말 지금 생각하면 한마디로 사색형 공상가가 실연당하면서 까지 열나 잘난체 공상을 뿜어내면서 나르시즘 자기연민에 빠지는 ........ 에거. 당시 대중가요 듣지 말라는 부모들 심정 지금은 이해한다.

나는 당시 매일 공부만 하면서 실제로는 선생의 실기성적 덕으로 나보다 몇 점 더 받는 라이벌을 생각하면서 이문세 말에 동조 그 엘리트를 고깝게 봤다.

 

근데 그 학생이 좋은 공부습관을 가졌던 것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 고등학교 들어서자 마자. 언젠가 내 실 성적표를 중고등학교 비교 올려볼 계획도 있다.

 

문세씨도 그렇고 당시 분위기도 그렇고 인기도 좋고 방송도 노래도 좋지만, 그래도 다른 쪽에서도 좋은 것 좋다 나쁜 것은 나쁘다고 하고 하는 분별력이 있어야지 바른 말 하는 사람까지 이상하게 만들면 어떻헙니까. 에그그. 

 

아무튼 별밤이 필자인생에 가장 끼친 손해가 공부에 태만한 버릇을 중학교 예체능과목 교사로 부터 들였다가 별밤듣기로 굳혀버린 것이었을 것 이것 하나는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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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캡춰사진은 한 유명배우가 어릴 때 찍은 뮤직비디오에서 동심(童心) 자극 컨셉의 패션으로 나오는 장면. 평소 인상 깊게 여기다가, 요즘 맥가이버를 다시 보다가 발견한 한 암흑가 여자(아래 사진 오른쪽) 패션과 비슷해 보여 놀랐다. 맥가이버 중 가장 인상 깊고 허탈한 편은  신동(信童)이라는 소원성취 시켜준다는 아이의 유괴에 관한 편으로 그 신동을 악의 하수인인 이들이 유괴하려고 찿는 장면이다. 서양드라마에서 동양아이가 나와 이 편이 가장 기억에 남고 친근한 반면, 아이의 능력이나 자질 그에 관한 잠재력 등 때문이 아니라 어떤 종교적 이유로 아이가 타인의 관심을 끌게 된다는 설정이 적지 않이 이해되지 않았었다. 소년이 함정에 빠진 것은 이해가 되었지만 실질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는 한낱 제물이 되기 위해서 였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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